2014년 11월 7일 금요일

수족냉증

손이 차가운 사람이 있다.
발이 차가운 사람이 있다.
손과 발이 다 차가운 사람도 있다.

겨울에만 그러는 사람이 있고,
여름에만 그러는 사람이 있고,
사시사철 다 그러는 사람도 있다.

어려서부터 그러는 사람이 있고,
커서 그러는 사람이 있고,
나이 들어 그러는 사람도 있다.

애 낳고 그러는 사람이 있고,
애 낳고 나서는 괜찮아지는 사람이 있고, 
갱년기가 되어서 그러는 사람도 있다. 

실제 만져보면 너무 차가워서 만지는 사람이 깜짝 놀라게 되는 '수족냉증'이라는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만져보면 차갑지 않은데, 본인 스스로는 얼음 속에 손과 발을 둔 것처럼 냉기를 느끼는 '수족저림증'은 주로 발에 발생하며, 신경전달의 왜곡이 그 원인이므로 '수족냉증'과는 다르다. 

우리 몸의 어느 부분이든 따뜻한 피가 잘 흘러가면 따뜻해진다. 몸은 따뜻한데 손이나 발이 찬 사람은 손과 발로 피가 잘 흐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원인을 다음의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리고 치료는 항상 원인을 제거하거나 개선하는 데에 있다

1. 체력저하형
피를 따뜻하게 데울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한 경우이다. 
만성병에 시달린 사람들, 
평소 체력이 약해서 쉽게 지치는 사람들, 
너무 오래도록 다이어트를 했거나, 
너무 심하게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이 해당된다. 

2. 교감신경항진형
교감신경이 흥분하게 되면 혈관을 수축시킨다. 특히 손발의 혈관이 많이 수축하게 되는데, 이는 싸움이나 도주상황에서 손상에 의한 출혈을 줄이기 위한 우리 몸의 오래된 방어체계에 의한 것이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항상 혈관이 수축상태에 놓이게 되면 손발이 그만큼 차가워지게 된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너무 예민하여 항상 교감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사람들, 
만성염증이나 만성질환으로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한 사람들이 해당된다. 

3. 물리적압박형
팔다리로 가는 혈관이 물리적으로 압박되어 따스한 혈액이 말초로 가지 못하는 경우이다. 
스타킹이나 타이즈 등 조이는 옷을 항상 입어야 하는 사람들, 
비만으로 피하지방이 늘어나 팔다리 부위에서 혈관이 피하지방에 압박받는 사람들, 
변비나 내장지방의 증가로 복강 내를 통과하는 혈관이 압박받는 사람들이 해당된다.

4. 운동부족형
혈액순환은 심장과 근육이 주로 담당한다. 심장은 운동을 안 해도 스스로 움직이지만 근육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고 혈액순환도 일어나지 않게 된다. 운동이 부족하면 반쪽짜리 혈액순환으로 인하여 손발이 차가워진다. 

5. 약물형
담배를 피우면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술은 혈관을 확장시키며,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매운고추는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러한 여러 가지 약리성분들은 일시적으로 적은양이 작용하는 경우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 과다한 작용이 누적되게 되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말초의 순환기능을 마비시켜서, 약물에 의해서만 순환이 일어나는 상황을 만든다. 

이렇게 나눌 수는 있지만, 개개인의 경우로 들어가 보면 한 가지 원인에 의해서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험생을 예로 들어보자. 
원래 손발이 그리 따뜻한 편은 아니었지만 고3 중반쯤 지날 때에 너무 손발이 차서 견딜 수가 없게 된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무엇이 원인일까?
공부하느라 받는 스트레스,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초래된 운동부족, 
왜곡된 식생활과 수면부족으로 인한 체력저하, 
의자에 앉아있는 생활을 너무 오래하여 생긴 하체순환장애 등등이다.

직장여성을 예로 들어보자.
취직한지 2년이 넘어갈 즈음, 너무 손발이 차가워진 은행원을 생각해보자.
평생 계속되는 다이어트로 활력있어 본적이 별로 없고, 
유니폼을 입어야 해서 팬티스타킹을 매일 입어야 하고, 
업무스트레스가 있으며, 
오래 앉아서 일하게 된다. 수족냉증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질환들이 생겨나기 좋은 상황 아닌가? 

치료는 먼저 무엇이 가장 큰 원인인지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다음으로 생활 습관을 바꿔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의약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들어가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몸의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능동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운동이다. 교감신경이 혈관을 수축시킨다면, 혈관을 확장 시키는 것은 부교감신경이 아니라 체온의 상승이나 운동의 결과로 생긴 혈액의 압력이다. 
자주자주 기지개를 켜기, 손발을 터는 동작, 몇 번의 까치발서기만으로도 말초순환을 자극할 수 있다. 운동은 많이 보다 자주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기타> 교감신경의 항진은 손발에 땀을 나게 만든다. 우리가 긴장하면 손에 땀이 나는 것이 그것이다. 만성적인 수족냉증 환자들은 손발이 식은땀으로 축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 역시 같은 방식으로 치료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