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3일 금요일

가습기 앞에서 평생을 보낼 것인가?



겨울이 가을보다 더 건조하지만, 기후의 건조함으로 인한 몸의 이상이 가을에 더 많은 것은 습한 장마철에서 가을의 건조함으로 넘어가는 급격한 변화를 우리 몸이 겪어야 하기 때문이리라. 일단 가을의 건조함을 버티어 내고 나면, 차가운 날씨로 인한 겨울의 심한 건조함에도 잘 버티어 낼 수 있는 몸의 적응이 이루어진 것이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변화이다. 사춘기가 힘들고, 갱년기도 힘들다. 봄엔 춘곤증이 힘들고, 가을엔 환절기 감기가 무섭다.

건조한 상태에서 호흡이 부담스러울때 가습기를 틀면 호흡하는 것이 편해진다. 몸에 열이 있거나 하여 입과 코가 마르는 것이 어느정도 이상일 때에는 가습기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집이나 사무실에 상시적으로 가습기를 가동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가습기 등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안락한 환경 속에서만 영원히 안주할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마는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집을 나가 차고 건조한 공기를 맞닥뜨려야 하고, 버스나 지하철의 덥고 건조한 공기를 마시기도 해야 하며, 훈훈하게 뎁혀진 카페의 공기와 사람들로 북적이는 식당의 덥고 습한 공기와도 함께 해야 한다.

가습기를 가동하여 호흡하기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변화에 잘 적응하여 수시로 최적의 상태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자신의 호흡기를 만드는 것이다. 온실 속 화초의 삶이 아니라, 거친 들녘 자유로운 야생화의 삶을 꿈꿔야 한다.

환절기가 되면 변화에 적응하느라 스스로 지치게 되는 몸을 위해 적절한 휴식과 영양섭취를 생각해야 하고,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하는 지나친 일이나 운동을 피해야 하며, 계절과 걸맞지 않은 환경을 억지로 만들어 안주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계절에 걸맞지 않은 음식을 먹어 몸을 힘들게 해서는 안된다. 

앞으로는 어찌 될 지 모르는 일이지만, 비염 등의 불편함이 없이 환절기를 이겨내는 사람이 더 많으며, 가습기가 없이도 잘 호흡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보다 사람다운 삶을 영위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몇 일 전 독일의 ‘숲속 유치원’에 대한 다큐를 보았다. 너무 이상적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추구해 볼 만한 일이다. 평생 어깨위에 가습기를 달고 혼자 살아갈 생각이 아니라면 당장 가습기를 끄고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것이 아마도 제대로 사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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