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6일 월요일

퍼온글) 성공의 법칙은 반드시 배반한다

인터넷에서 퍼온 글입니다.


성공의 법칙은 반드시 배반한다


‘경영학계의 구루’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올해 95살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그가 그동안 썼던 글과 강연 등을 모아서 매일 한페이지씩 1년 365일 동안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데일리 드러커(Daily Drucker)’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드러커는 요즘도 강연을 하고 글을 쓰고 컨설팅을 한다는군요.

드러커의 책들은 워낙 많은데, 그중 아무 책이나 골라서 아무 페이지나 들쳐서 읽어봐도 늘 좋은 생각거리를 주기 때문에 제가 가끔씩 집어들고 읽기 좋아하는 책들입니다. 어젯밤에는 잠이 안와서 ‘데일리 드러커’를 들고 여기저기 읽어봤는데, 이런 내용이 눈에 띄었습니다.

“성공의 법칙은 늘 배반한다”는 것입니다. ‘성공’이란 새로운 현실과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결국 성공을 달성하기까지 한 기업이나 인간을 끌어올렸던 방식은 성공하는 순간 새로운 현실에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구식’이 된다는 겁니다. 드러커는 말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말은 동화에나 나오는 것이라고.

예전에 하버드대생들의 공부방법에 관한 책에서도 이런 부분을 읽었는데, 하버드에 입학하기까지 고등학교 시절의 공부 방법과 하버드에서 공부 잘하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대학에서는 혼자 도서관에 쳐박혀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것보다는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여러 가지 참고자료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한데 학생들이 그것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고등학교 때 공부를 정말 잘했던 '공부의 수퍼스타'들일수록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겪는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예전의 우등생들은 집요하게 과거의 성공방식에 집착해서 혼자서 미친듯이 공부하기 시작하는데 그럴수록 점점 더 성적은 떨어진다는 겁니다. 바로 여기가 '성공의 법칙이 배반하는 순간'입니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고, 그래서 새 방식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벌이지요.

'옛날에는 잘 나갔는데 요즘은 왜 이 모양일까'라는 의문과 싸우고 계시다면, 아마 과거의 성공법칙을 고수하다가 변화의 계기를 놓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해보는 것도 해결의 실마리가 될 지 모릅니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끌었던 페이지는 성공한 40대가 맞는 위기에 관한 겁니다. 지식노동자들은 전통적인 은퇴연령을 지난 후인 노년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육체노동자가 아니라면 나이가 들어 활동력이 좀 떨어진다 해도 일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요.

하지만 지식노동자들은 ‘정신적으로 지쳐버리는’ 새로운 위험에 부닥치게 됩니다. 특히 40대 지식노동자들은 공통적으로 ‘탈진(burnout)’ 상태라는 괴로움에 빠지는데, 이 탈진의 원인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지겨움’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단히 성공적인 최고기업의 경영진이 어느날 드러커에게 “우리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다 기운이 빠졌습니다. 왜 그런지 좀 알아봐주시겠습니까”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드러커는 능력있고 보수도 많이 받는 10여명의 성공한 엔지니어들을 면담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회사의 성공에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나는 이 일을 좋아합니다. 벌써 10년 이상 이 일을 해왔고, 아주 익숙하고, 자부심도 갖고 있어요. 나는 자면서도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지요. 그런데 이 일은 더 이상 나에게 도전의식을 주지 않아요. 그냥 지겹습니다. 더 이상 매일 아침 회사에 가기를 고대하지 않아요.”

경영진은 이런 사람들을 다른 자리로 옮겨주는 방법을 택하는데, 드러커는 그것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의미의 흥미를 다시 회복하는 일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들은 나중에 다른 일을 할 계획을 갖게 된다면, -예를 들어 은퇴 후 고등학교에 가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겠다는 식의 계획 말입니다- 갑자기 일이 다시 만족스럽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드러커는 40대가 되기 전에 후반부 인생의 목표를 세워놓으라고 조언합니다. 현재 하는 일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지금부터 추구하면, 잘하면서도 지겹게만 느껴지는 현재의 일이 의미가 생긴다는 겁니다.

드러커가 쓴 또 한편의 글도 40대의 인생계획에 관한 것인데, 성공한 지식노동자들은 40대가 되면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이미 평생 동안 이룰 것을 거의 다 이룬다고 합니다. 기업경영자든 교수든 의사든 일에 관한 한 40대에 이미 정점에 달한다는 것이지요. 그 다음에 남는 것은 승진이나 그런 것들인데, 살다 보면 그런 분야에서 좌절 한번 겪지 않고 살아가기는 어렵지요.

그런데 만일 자신의 인생에서 일이 전부라면 이런 좌절이 곧 인생의 좌절과 동의어가 되지요. 그러니까 일과는 무관한 다른 분야의 관심을 미리 키워놓으라는 것입니다. 봉사활동을 한다든지 취미생활을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일과는 다른 분야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계발하고 발전시켜야 직장에서 좌절을 겪는다 해도 또 다른 분야의 성공은 지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지금 당장 눈 앞에 펼쳐진 치열한 경쟁의 세계가 주는 압박감을 견디고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하지는 말라는 이야기겠지요? 투자에서도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도 ‘리스크 분산’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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